가을 운동 제대로 하자
마라톤 할 때 족저근막염 조심…초보자는 시속 6~7km 바람직 등산배낭은 체중 10% 이내로…스틱 쓰면 무릎관절 충격 줄여 자전거 1시간 쉬지 않고 타면 전립선염 걸릴 확률 높아져
추석 이후 완연한 가을이다. 전국 곳곳에서 초보자들을 위한 마라톤,걷기대회,등산,자전거타기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가을은 식욕이 왕성해져 자칫 비만해지기 쉽지만 운동하기에도 더 없이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건조하고 기온변화가 심한 날씨,혈관수축 등 신체적 변화는 평소 운동을 소홀히 한 사람들에게 뜻하지 않은 부상을 가져올 수 있다.
◆마라톤 초보자 욕심 버려야
최소 5㎞,최대 42.195㎞를 달려야 하는 마라톤 참가는 평소 꾸준한 연습을 해온 사람들에게도 부담이 된다. 갑자기 오래 걸으면 발바닥에 과도한 충격이 누적돼 족저근막염이 발생하기 쉽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부터 앞쪽 발가락 뼈까지를 연결하는 섬유끈으로 발의 아치형태를 유지하며 걸을 때 충격을 완충하고 탄력을 붙이는 역할을 한다.
족저근막염은 족저근막 인대에 염증이 생겨 발바닥 뒷부분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는 질환이다. 마라톤 등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농구 · 배구 등 딱딱한 바닥에서 점프하는 운동을 했을 때 발생하기 쉽다. 평소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다녀도잘 생긴다. 증상이 가벼우면 1~2주 안정을 취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호전된다. 더 심하면 물리치료나 스테로이드제 주사요법,체외충격파 요법으로 치료하며 간단한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발목이 삐는 염좌는 달리기 축구 등산을 하다가 발을 헛디뎌 발목이 꺾이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대다수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1~2주가량 그냥 생활하다가 통증 때문에 도저히 걸을 수 없을 때 병원을 찾는다. 가벼운 접질림이라면 1~2주 동안 찜질을 하거나 파스를 붙이면서 안정을 취하면 자연스럽게 낫는다. 하지만 심하면 여간해선 좋아지지 않는다. 발목관절을 지탱해 주고 있는 인대가 손상됐거나 늘어난 경우 반드시 증상의 경중에 따라 압박붕대 반(半)깁스, 석고고정 등을 해줘야 한다.
마라톤 초심자는 시속 6~7㎞로 20분 정도 달리는 게 좋으며 2주마다 5분씩 운동시간을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축기 혈압이 160㎜Hg이상인 사람은 운동을 삼가는 게 좋다. 가을엔 혈액이 끈끈해지고 혈관이 좁아져 있으며 지방층이 두터워져 있기 때문이다. 경증 또는 중간 정도의 고혈압 환자는 가급적 실내에서 15분간 몸을 충분히 풀고 분당 최대맥박수(220-나이)의 70% 수준으로 20분가량 걷기,러닝머신타기,자전거타기,수영 등의 유산소운동을 하는 게 권장된다.
◆등산할 땐 체온변화와 관절충격 주의
국내 산은 100m 올라갈 때마다 기온이 0.65도 떨어진다. 산악지대에선 평지보다 5도 정도 기온이 낮아져 등산하다 땀이 식으면 20배 정도 빨리 체온이 떨어진다. 따라서 땀을 잘 흡수하고 잘 날려버리는 소재의 등산복을 챙겨야 한다. 면이나 청바지로 된 옷은 흡수는 좋아도 잘 마르지 않아 부적합하다.
등산할 때 배낭은 자기체중의 10%를 넘지 않도록 한다. 양손에 스틱을 쓰면 올라갈 때는 체중의 20%,내려갈 때는 30%의 하중을 팔로 분산시키므로 무릎관절 및 연골에 가해지는 충격을 덜 수 있다. 중년 이후에는 무릎관절이 받는 충격을 흡수해주는 반달 모양의 연골판이 찢어지기 쉬우므로 스틱 사용이 더욱 권장된다. 다만 끝이 무딘 스틱은 바위를 찍을 때 미끄러져 다치기 쉬우므로 주의한다. 일반적으로 산행은 50분 걷고 10분 휴식하는 게 바람직하다.
등산 전에 많은 힘을 비축하기 위해 고단백 고지방식을 하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고단백식은 체내 대사과정에서 다량의 수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등산 시 갈증이나 탈수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지방은 위에서 소화되는 시간이 오래 걸려 산행길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등산 전에 고탄수화물로 식사를 하고 생수와 오이 등을 준비해 수분부족에 대비하고 양갱이나 초콜릿 바나나 소시지 등으로 중간에 열량을 보충하면 좋다. 등산 도중 흡연은 일산화탄소로 인한 산소부족현상을 악화시켜 심장에 부담을 주고 음주는 하산 시 평형감각을 떨어뜨려 부상 확률을 높이므로 삼간다.
◆자전거 탈 땐 안전장구 챙겨야
자전거타기는 체중이 관절에 미치는 부하가 적고 자기 능력에 맞게 운동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 누구나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그러나 자전거도 평소 운동량이 부족한 사람이면 근육이나 힘줄에 무리가 가고 갑자기 국부적인 피로가 쌓여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자전거 타는 자세가 좋지 않거나 장시간 주행하면 허벅지 엉덩이 꼬리뼈에 통증이 생기거나 물집이 잡힌다. 또 1시간 이상 쉬지 않고 타면 전립선이 눌리고 혈액순환이 안돼 전립선염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안장증후군'이 유발될 수 있다. 페달 위에 놓인 발의 위치가 나쁘면 무릎이나 발목에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바른 주행자세를 익히고 사전에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자전거 주행 도중 다른 사람의 자전거,머리,어깨와 충돌하거나 이때 충격으로 손을 짚고 넘어지면 두부손상 손목골절 쇄골손상 등의 부상을 입기 쉽다. 충돌에 유의하고 아무리 짧은 코스라도 헬멧과 고글을 착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바람직하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도움말 = 김창우 정동병원 원장, 신승엽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과장, 이지은 서울튼튼병원 내과 원장>>
◆ 가을철 운동은 이렇게
1.평소 기초체력을 기른다.
2.마라톤할 땐 자신에 맞는 코스(5㎞,10㎞,하프,풀 코스)를 택한다.
3.무릎 충격이 적은 쿠션 있는 신발을 신는다.
4.운동 전 스트레칭으로 관절을 풀어준다.
5.주위 사람과의 경쟁은 삼가고 자신의 상태에 맞춰 페이스를 조절한다.
6.이상 증상을 느끼면 운동을 중단한다.
7.고혈압 환자는 윗몸일으키기, 물구나무서기 등을 삼간다.
8.식후엔 운동을 자제한다.
9.얇은 옷을 여러 겹 준비해 체온을 지킨다.
10.일주일에 3일,한번에 30분 이상 운동한다. |